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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이라는 기준은 결국 어떤 사람에 따라 다른 주관적인 기준일 뿐이라고, 사람에 있어서 또는 사람에 따라 가지고 있는 행동과 감정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기준은 결국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지낸다고 해도 결국 다른 이들은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홀로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멋대로 판단해 버릴 것을 알고 있기에.

 

 

  "거짓말이에요."

 

 

  한 사람은 그 것을 알면서도 드러내기로 했으며,

 

 

  "고마워요."

 

 

  한 사람을 그 것을 굳이 꺼내지 않기로 했다.

 

 

 

 

 

 

 

 

 

 

  "어둡네."

 

 

  항상 보던 하늘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비라도 올 듯 어두워진 하늘은 다른 하늘보다 색다른 기분을 가져다 준다. 언제까지고 파란색으로 뒤덮혀 있을거라 생각했던 하늘은 언젠가부터 자연스레 하얀색을 내지 못하는 구름들의 모임으로 뒤바뀌어 다른 색의 조각조차 찾아 볼 수 없는 흐린 색이 되어 있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잠깐 아쉽다는 생각은 많이 하짐나서도 이렇게 됨으로서 선택한 자신의 길에 대한 후회는 딱히 되지 않는다. 좀 더 좋은 선택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누군가의 물음은 결국 그 상황에 직접 처해보지 않고 자신이 최선의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자의 말일 뿐이니까.


  과거와 현재의 상황이 다르다고 해도 어쩌면 지금이 예전보다는 더 나은 생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환경은 다시 완전하게 되돌리진 못하더라도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지금이 있기에 다른 이들도 존재하고 있는 거니까 말이다. 어떤 식이 되었다고 해도 자신이 택한 행동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았다. 어떤 식이 되었다고 해도 이런 길은 오게 되어 있었고 거기에 대한 최선을 선택을 한 것 뿐이다. 쓸모없는 후회는 하지 않기로 했다. 굳이 후회하는 게 있다면 그 행동을 좀 더 일찍 시행하지 않은 것뿐이고, 혹여나 그 선택을 후회한다고 해도 그때로 돌아가 쓸데 없는 희생을 할 생각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간의 상황을 슬퍼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자신은 자신이 이렇게 변한 것에 대한 후회도 전혀 없다.

 

  그리고 그렇기에 자신은, 다른 선택보다 더 나은 길을 걸을 수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엉뚱한 생각만 늘어아는 것 같아 잠시 볼을 스쳐가는 바람에 감각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가 뜬다. 바람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구름의 미묘한 동선을 쫓아 눈동자를 옮기다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과거를 생각하며 되뇌여 봤자 좋은 점은 하나도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불이익을 홀로 생산할 이유는 없다. 일부러 이득도 되지 않는 생각들을 억지로 머릿 속에서 집어 꺼낸 필요는 없다. 어차피 무슨 생각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게 있고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거기에 대한 생각은 그만두는 게 낫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안해 내가 많이 늦은 것 같네."

 

 

  일단 그런 생각은 전부 깊은 구덩이에 묻어버리고,

 

 

  "…아니에요. 저도 방금 왔으니까."

 

 

  단지 눈 앞으로 들어온 흥미로운조각 하나에만, 취중하기로 했다.

 

 

  잠깐동안의 침묵은 말도 안되는 속도로 한순간에 깨져버린다. 어색하다고도 할 수 없고 극히 친밀하다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사이의 거리에서 , 불편할 것 같은 침묵은 몇 번이나 이어지면서도 깨져버리는 것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남이 그렇게 반가운 것도, 상대를 그렇게 보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에게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조각 하나를 지켜볼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만난 이 관계는 애석하게도 큰 기쁨보다 일상의 무미건조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만남을 만들어내는 것 뿐이였다.
  웃고 있지만 상대를 그리 신뢰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저 폐건물로 인해 일어난 그 회색 더미로 가득한 먼지들의 사이에서 보인 유난히 눈에 띄이는 돌조각 하나를 발견한 마냥, 그렇게 먼지들에 뒤덮히면서도 자신과 같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이를 바라보며 예의에  찬 웃음을 짓고 다가갈 수 있는 것은 그저,

 

 

  "자, 그럼 어디갈까요?"

 

  자신이 필요에 있어 하고 있는 행동일 뿐이라고.

 

  하나 둘 이야기하는 말들은 귀에 흘러 들어오면서도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이야기와 전혀 다른 것을 떠올리고 있음을 그는 과연 알고 있을까.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형식적으로 물어보는 그 질문은 결국 상대에게 가야할 곳을 생각해야하는 번거로움을 떠넘겨 버리는 행동이였다. 알고 있는 건지 혹은 정말 모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은 자신이 넘긴 질문의 답을 찾아 머리를 굴리는 듯 잠시 생각을 이어간다. 정말로 고민하고 있는 건지, 혹은 고민하지 않으면서도 형식적으로 고민하는 척하는 건지 알 수 없어 바라보고 있자니 어디든 좋아, 라는 단조로운 말이 이어졌다. 결국 답이기도 답이 아니기도 한 애매한 말에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 또한 어디로 가야할 지 생각하는 수 밖에 없는 말인거다. 단조로운 대답에 뻔한 대답을 다시 한 번 하면서 발걸음을 옮겨본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과연 자신이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이 쓰레기통에 빠져버릴 휴지 조각만도 못한 것인지, 혹은 쓸모라도 있는 종이와도 같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거리를 잠시 안고서, 그렇게도 단조롭게 말이다.

 

 

  오히려 첫만남은 크게 임팩트가 와닿지 않았다. 모두가 보내고 있는 시간 안에서 꼭 누군가와의 인연을 횟수로 치고 신경쓴다고 하면 결국 그와의 첫만남은 그  많은 만남 속에 포함되어 있는 우연한 만남일 뿐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임팩트도 딱히 기억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대화 한 두번 정도는 누구와도 할 수 있다. 만남 한 두번 정도는 누구와도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식으로 인연이 이어지는 것은 아무래도 다른 이들보다 좀 더 이끌리거나 많은 만남을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만날 이유가 없음에도 만남의 이유를 찾고자 하고 만나고자 하는 건 분명 상대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건 알고 있다. 애초에 관심이 없다고 그 첫만남 이후로 다시는 만나지 않거나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도 적당히 만나면 되니까 말이다.

 

 

  "그럼 이 주변을 좀 산책 할래요?"
  "…좋지."

 

 

  그러니까 이렇게 만나게 된 건 첫만남 이후로 계속해서 그에 대해 관심이 가서라는 이유가 된다. 미묘하게 속에서 발화를 일으켜버린 그 감정을 물을 붓는다 해도 끄기가 어려워 계속해서 피어가기로 해버린거다. 표정에서 피어나는 웃음을 바라보면서 입꼬리를 올려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단조롭거나, 혹은 평범한 만남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 같으면서도 속에 내장되어 있는 의미는 다른 이들의 만남과 전혀 다른 면을 가지고 있어 모순 적이다. 자신의 사생활이나 내면을 내뱉는 말은 잘 안하는 것 같으면서도 침묵을 깨기위한 건지 그의 입은 몇 번이나 열리며 다른 말들을 반복했다. 우리의 거리는 결국 이정도인 걸지도 모른다. 우리가 서로 가지고 있는 거리는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타인과 아님의 사이일지도 모르겠다. 거리를 더 벌린다면 거기서 또 다시 남이 될 수 있다. 거리를 좁힌다면 거기서 우리는 상대방의 생활을 꾈 수 있다. 그럼에도 그 거리를 유지 시키는 건 자신이나 그나 같다는 걸 알고 있기에 섣불리 앞으로 다가갈 생각은 없었다. 그저 이 거리가 딱 우리에겐 적당한거다. 그저 이 거이가 우리에게는 딱 적당하고 편해야하는 거다.

 

 

  그도 그럴게 우리는,

 

 

  "아, 맞아."

 

 

  누군가가 흔히 가지고 있는 애정을 상대에게 내뱉을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

 

  이렇든 저렇든 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정은 애정이라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애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조각은 단지 자신이 본래 상대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위한 하나의 부속품일 뿐이란 말이다. 본인이 상대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의 조각에서 , 겉으로 섥혀있는 우둘투둘한 모양의 껍질이 단지 남이 자신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애정이라는 감정의 본체였다. 그 껍질 속의 감정은 애정과는 좀더,

 

 

  "사랑해, 어스."

 

 

  좀 더,

 

 

  걸어가는 발자국이 순식간에 멈춰버린다. 상황에 맞지 않게 나온 그 말은 무슨 의도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해서 머릿속이 되려 복잡해지고 있었다.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공간은 여전히 회색인데 뜬금 없이 나온 그 말은 마치 다가올 봄에 피어버릴 벚꽃만큼이나 연한 분홍빛의 단어다. 장소에도 사이에도 맞지 않는 그 벚꽃잎의 단어가 귀에 들어왔다가도 마음으로 이어져 무언가를 파고들었다. 짧은 시간동안의 침묵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뜬금없는 말에 당황한건지, 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대답조차 바로 돌아오지 않는 짧은 침묵의 기간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들에게 변화가 있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던건 한 사람의 웃음때문이였다.

 

 

  "나도."

 

 

  넥타이가 끌어당겨지는 건 순식간이다.계속해서 웃고 있던 블랙새턴이 아주 잠깐 놀란 기색을 보인 것도 그 행동때문이였다. 잠시동안 놀란다 싶더니 바로 앞에 있는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미소를 머금어 본다. 서로가 웃는 그 시간 속에서, 그 둘은 그렇게도 말과 표정의 의미와는 다른 생각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나도 사랑해요."

 

 

  우리들은 결국 그런 존재고 그런 사이다. 겉으로는 남들에게 어떤 사이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제 3자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무언가가 하나가 있었다. 애정이라기에는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서로에 대한 거리가 너무나도 넓다. 그렇다고 해서 애정이 아니라고 하기에도 서로가 가지고 있는 거리가 너무나도 좁다.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유난히 서로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남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애정과는 또다른 감정하나가 자리 잡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흥미라는 씨앗에서 싹튼 사랑이나 애정과는 유난히 검은 색의 악몽과도 같은 감정이였다. 흔해 빠진 애정과는 달리 우리의 감정은,

비틀어진 애정

Written by. cho

  "거짓말이지만."

 

 

  너무나도 비틀려버린 애정의 덩어리인거다.

 

 

  "…."

 

 

  깜박이는 눈은 여전히 상대를 바라본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웃고 있는 순간에도 나오는 말은 사랑과는 좀 더 다른 비틀린 감정의 형상화일 뿐이였다. 우리는 서로에게 흥미가 있고, 그렇기에 이런 식으로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너무 기쁘지도 , 너무 슬프지도, 너무 무의미하지도 않은 그 만남은 그렇게 흥미라는 단순한 감정 하나에 이끌리며 비틀려버린 새싹을 피우게 되리라.
 

  그럼에도 그 것은 상관없다. 그럼에도 그런 건 상관없다. 우리는 애초에 그런 감정을 잘 알고 있고 또한 그런 감정을 몇 번이나 가졌기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 할 수 없으면서도 같은 감정을 싹피우는 일이 초래된 거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애초에,

 

 

 

  "…고마워요."

 

 

피어서는 안될 새싹을, 피우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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