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우쉽 글, 그림 페어합작
그 푸른 행성은 지구와 꽤나 닮아있었다. 지구보다야 크긴 했더라도 작은 편에 속하는 크기였고, 또 색도 영롱한 바다의 색. 그것을 본 검은 구멍은 퍽 재미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B.H.가 지구에 와 있을 때였을것이다. 아마 그때 넵튠은 트리톤과 데이트 비슷한 것을 하러 지구의 바닷속을 휘젓고 있었을테지. B.H.는 힐끗, 넵튠을 눈에 담았다. 아, 그 작은 행성의 주인이었나? 지구랑 꽤 비슷한 곳이었는데, 라고 잠시 생각한 B.H.는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 올려 웃음 지었다.
"아아, 어쩌지. 궁금해져버렸네-"
키득거리는 그의 웃음소리는 정말이지 듣는이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
작고 푸른 행성. 그 점에서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 행성과 닮아있었다. 하지만 태양과 가깝고, 무엇보다 생명이 살 수 있는 이 지구와 차갑고 조금은 황량해 보이기도 한 해왕성은 대조되었다. 그 공통점과 차이점이 B.H.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푸른 진주 옆에 붙어있던 위성 트리톤. 그를 귀찮아하면서도 가까이 두는 넵튠의 모습. 그것들은 B.H.에게 정말이지 성가신 존재들이었다. 어딘가 성격이 비뚤어진 B.H.는 관심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약간 달랐다. 설령 그것이 애정이라는 것이 아니라 해도 자신이 관심을 가지게 된 대상 옆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 그러면 그는 그 다른 사람이 거슬릴 것이고, 그에 응하는 방법으로 폭력을 선택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가 살아가던, 그리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 잔혹한 방식은 적어도 B.H. 자신에게만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것은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긴 하지만. 이기적인 B.H는 넵튠과 트리톤에게 다가갔다. 넵튠은 트리톤으로부터 훨씬 앞서가고 있었다. 사실 트리톤이 귀찮아서 그런거겠지만, 성격이 급한 편인것이려나- 라고 B.H.는 생각했다. 넵튠을 뒤따라가는 트리톤의 뒤에 가까이 접근했다. 그리고는 낮고 섬뜩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만의 곳으로 온걸 환영해,"
전에 그가 누군가에게 말했었지, 같은 B.H.가 아닌 이상 그곳에서 5초도 버티지 못한다고. 그렇게 트리톤은 순식간에 분해되어버렸다.
"처리 끝-"
누군가에게 그렇게나 큰 타격을 입힌 후였음에도 B.H.는 아무렇지 않았다. 이제 진짜 목적으로 돌아가볼까나- 라며 그는 넵튠을 쫓았다. 그의 눈빛은 집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넵튠의 목적지는 천왕성, 즉 우라노스가 있는 곳이었다. 그녀의 사랑이 있는 곳. 그곳까지 넵튠을 따라간 B.H.는 넵튠과 우라노스가 함께 있는 모습을 봤다. 귀찮다는 듯 눈을 굴렸다. 그리고는 넵튠의 눈앞에서 우라노스가 사라졌다.
"누구야! 누가 그런거야?!"
라며 주위를 둘러보는 넵튠의 두 눈에 의기양양하게 웃는 B.H.가 비쳤다. 분노로 세차게 뛰는 심장소리와 놀란 눈. 부들부들 몸을 떠는 넵튠을 B.H.는 보고있었다.
"네가… 그런거야? 그래, B.H.였지, 아마. 왜? 나한테 왜?!"
돌아온 B.H.의 대답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아아, 그냥 네가 좀 재밌어보여서."
"고작 재미때문에 우라노스를? 날…? 도대체 뭐 때문에…."
이제는 혼자가 되어버린 넵튠의 앞에 B.H.가 다가가 섰다. 넵튠의 눈에는 절망과 충격이 흘러넘쳤고 그녀의 무릎은 힘이 풀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B.H.는 비뚤어진 웃음을 지었다.
W. 하하핳ㅎ - B.H
D. nebula - 넵튠
"어때, 넵튠-? 혼자가 된 기분은 말야."
